아직까지 우리 법원이나 황색 언론은 여전히 ‘다리가 성적이다, 아니다’를


 작위적으로 판단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니, 안타까울 뿐이다.”


(사)한국성폭력상담소는 지난 25일 논평을 통해


 지하철에서 짧은 치마를 입고 있는 여성의 다리를 휴대전화 카메라라 찍은 행위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것과 이것을 다룬 기사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문제는 신체 ‘부위’ 가 아니라 그 행위의 의미를 만드는 시공간과 그 공간에 속한 사람, 그리고 사람들 사이의 의사소통을 만드는 문화”라는 것이다.

지하철에서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의 다리를 촬영한다는 것은


그 공간이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존재케 하는’ 행위이며,


많은 여성들이 지하철에서의 ‘촬영 행위’로 인해 지하철에서


 자신의 행동 범위를 제한당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사회적 경각심을 갖게 하는 것이 법원의 임무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희현 여성문제연구회 간사도 “계단 오르내리는 것을 쳐다보는 시선만으로도 불쾌한데,


인권침해에 가까운 사진촬영이 어떻게 용인될 수 있느냐”고 말했다.

마용주 서울중앙지법 공보판사는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부위가 명확한 것은 아니다.


객관적 기준이 없기 때문에 사안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영헌 변호사(법률사무소 다원)는 “사진촬영의 장소, 촬영횟수, 신체부위 등


촬영의 경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그와 같은 사진은 성적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다만 이 사건 사진은 피해자를 알 수 없는 사진으로 피해자가 특정된 바가 없는 바,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 해당조항을


적용하기가 어려운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간스포츠 이방현 기자 [ataraxi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