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거리>양성평등 감수성 어려서부터 길러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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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성문화센터 댓글 0건 조회 6,391회 작성일 08-03-04 16:07본문
얼마전 국가인권위원회는 학교 출석부 순위를 남학생 앞번호, 여학생 뒷번호로 지정한 것이 성차별이라고 지적하고, 이를 시정하도록 권고했다.
최근 10여년 사이 대부분의 중학교가 남녀 공학으로 바뀌었고, 요즘은 여학생과 남학생이 함께 ‘기술·가정’ 교과를 배운다.
불과 몇 년 전 기술·가정 교과 통합 문제로 라디오 토론에 참여했던 기억이 난다.
중학교 1학년 아들을 둔 한 학부모가 전화를 해서 “남녀가 태어날 때부터 차이가 있게 마련이고 해야 할 일이 정해진 것인데 어떻게 남학생에게 뜨개질을 가르치고 요리를 시키느냐”며 “아들이 숙제를 한다고 뜨개질 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울화통이 터진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최근에 만난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가정 수업시간에 여성의 생리구조에 대해서 자세히 가르쳐주고 시험문제 풀이까지 하니, 성생리에 대해 아들과도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학교나 사회가 양성평등문화를 정착시키는 방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가족문화를 가지고 있는 가정은 여전히 많은 듯하다.
특히 성(sexuality)의 영역에 있어서는 여전히 남근선호사상이 뿌리 깊다.
“고추 하나 달고 나왔으면 얼마나 좋아”, “자랑스런 고추 어디 한번 볼까?”, “너는 그게 안 달려서 여자인거야” 라는 말이 흔하고, 요즘 세상에도 그런 집안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태어날 때부터 딸이라는 이유로 푸대접을 받았다는 여학생도 종종 보았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사춘기가 되고 이성친구를 사귈 때 쯤이면, 전형적인 성역할 고정관념을 고스란히 자신의 삶의 태도로 받아들이는 경향을 보인다. 초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여학생들의 기가 너무 세서 남학생들이 기가 죽어 지낸다”고 걱정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단 중학교에 진학하면 상황이 백팔십도 달라지는 것이다.
남자는 적극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존재고, 여자는 소극적으로 따라야 한다고 여기며 행동하는 청소년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성적 행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성폭력 가해자로 교육을 받기위해 상담실에 찾아 오는 남학생들은 대부분은 처음에는 여학생들의 불분명한 태도에 자기들이 속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그러나 그 이면의 생각을 살펴보면 남자의 성적 욕구는 강해야만 하고 강할 수록 자랑스럽다고 여기고 있다. 친구들과 어울려 성폭력을 행했던 아이들은 자신의 성적인 욕구보다 친구들에게 꿀리지 않기 위해 성폭력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야 말로 ‘마초’ 다.
아들을 키우는 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행여 남자라는 이유로 더욱 세고 강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행동하지는 않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양성평등사회의 낙오자가 되어 자기분열을 경험하지 않고 한 인간으로 평화를 누리기 위해서는, 양성평등한 가족문화를 만들어 어릴적부터 성평등 감수성을 몸에 익혀야 한다.
이명화/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장 bright@ymca.or.kr
ⓒ 한겨레(http://www.hani.co.kr)
최근 10여년 사이 대부분의 중학교가 남녀 공학으로 바뀌었고, 요즘은 여학생과 남학생이 함께 ‘기술·가정’ 교과를 배운다.
불과 몇 년 전 기술·가정 교과 통합 문제로 라디오 토론에 참여했던 기억이 난다.
중학교 1학년 아들을 둔 한 학부모가 전화를 해서 “남녀가 태어날 때부터 차이가 있게 마련이고 해야 할 일이 정해진 것인데 어떻게 남학생에게 뜨개질을 가르치고 요리를 시키느냐”며 “아들이 숙제를 한다고 뜨개질 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울화통이 터진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최근에 만난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가정 수업시간에 여성의 생리구조에 대해서 자세히 가르쳐주고 시험문제 풀이까지 하니, 성생리에 대해 아들과도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학교나 사회가 양성평등문화를 정착시키는 방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가족문화를 가지고 있는 가정은 여전히 많은 듯하다.
특히 성(sexuality)의 영역에 있어서는 여전히 남근선호사상이 뿌리 깊다.
“고추 하나 달고 나왔으면 얼마나 좋아”, “자랑스런 고추 어디 한번 볼까?”, “너는 그게 안 달려서 여자인거야” 라는 말이 흔하고, 요즘 세상에도 그런 집안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태어날 때부터 딸이라는 이유로 푸대접을 받았다는 여학생도 종종 보았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사춘기가 되고 이성친구를 사귈 때 쯤이면, 전형적인 성역할 고정관념을 고스란히 자신의 삶의 태도로 받아들이는 경향을 보인다. 초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여학생들의 기가 너무 세서 남학생들이 기가 죽어 지낸다”고 걱정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단 중학교에 진학하면 상황이 백팔십도 달라지는 것이다.
남자는 적극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존재고, 여자는 소극적으로 따라야 한다고 여기며 행동하는 청소년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성적 행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성폭력 가해자로 교육을 받기위해 상담실에 찾아 오는 남학생들은 대부분은 처음에는 여학생들의 불분명한 태도에 자기들이 속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그러나 그 이면의 생각을 살펴보면 남자의 성적 욕구는 강해야만 하고 강할 수록 자랑스럽다고 여기고 있다. 친구들과 어울려 성폭력을 행했던 아이들은 자신의 성적인 욕구보다 친구들에게 꿀리지 않기 위해 성폭력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야 말로 ‘마초’ 다.
아들을 키우는 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행여 남자라는 이유로 더욱 세고 강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행동하지는 않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양성평등사회의 낙오자가 되어 자기분열을 경험하지 않고 한 인간으로 평화를 누리기 위해서는, 양성평등한 가족문화를 만들어 어릴적부터 성평등 감수성을 몸에 익혀야 한다.
이명화/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장 bright@ymca.or.kr
ⓒ 한겨레(http://ww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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